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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훌륭한 영화’(감독 김여정)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41)

발행일 : 2017-02-10 14:12:40

김여정 감독의 ‘훌륭한 영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영화학도인 민수(박세준 분)는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 싶지만 여건이 녹녹치 않다.

‘훌륭한 영화’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의 고충과 고민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순간 이기적인 욕심이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영화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갈등의 순간을 겪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 영화 촬영 현장에서 감독의 욕심이 담긴 영화

‘훌륭한 영화’는 영화를 찍을 때 감독의 욕심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민수는 학생 감독을 무시하는 배우들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데, 여배우(주하 분)와 남배우(유수빈 분) 또한 민수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훌륭한 영화’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훌륭한 영화’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학교 장비를 사용해 영화를 촬영하기 때문에, 장비를 나눠 써야 하는 학생들 간에 존재하는 감정의 골도 ‘훌륭한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조감독(장태현 분)을 비롯한 촬영 스태프들의 이야기는 현재 영화과 학생들과 미래에 영화학도를 꿈꾸는 예비 영화인들에게는 무척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일반 관객들은 스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지 스태프의 이야기는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일반인들이 스타들의 숨겨진 뒷이야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촬영 현장의 에피소드도 무척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지만, 스태프들이 주인공이 된 영화와 드라마들은 크게 흥행하지 못 했다. 영화의 소재로도 스태프들은 배우들보다 주목을 덜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 영화 속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광경을 우연히 목격한 감독

그런데, ‘훌륭한 영화’는 영화 속 폭력 장면과 정말 유사한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짐으로써, 스릴러로 반전의 묘미를 펼친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화 후반 작업에 사용할 소리를 따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감독이 우연히 커플녀(정아희 분)가 커플남(김원목 분)에게 폭력을 당하는 현장의 리얼한 소리를 듣게 됐을 때, 사람을 구해야 할 것인가, 진정성이 담길 수밖에 없는 소리를 따는데 집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질문을 ‘훌륭한 영화’는 던지고 있다.

‘훌륭한 영화’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훌륭한 영화’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이런 상황은 취재기자에게도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일이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의 문제는 직업정신과 인간 존엄의 정신의 상충으로도 볼 수 있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무척 쉬운 답을 도출할 수 있지만, 절박한 당사자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훌륭한 영화’는 인간의 그런 추악한 욕심을 보여준다.

◇ 모든 것이 직간접적인 경험일 수도 있고, 모든 것이 상상일 수도 있는 영화

‘훌륭한 영화’는 모든 장면이 실제 상황을 그대로 묘사한 재현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고,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는 작품이다.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김여정 감독의 ‘훌륭한 영화’는 확장성이 높은 작품이다. 감독, 영화 촬영, 폭력에 노출되고 폭력을 마주하게 됐다는 점을 토대로 다양하게 변화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스타들의 이야기가 아닌 스태프들의 이야기이지만, 고충과 고민을 전달하는데 머물지 않고 반전의 스릴러로 스토리텔링을 확대해 영화적 흥미를 높였다는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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