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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하늘피리’(감독 홍선영)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49)

발행일 : 2017-02-14 22:35:58

홍선영 감독의 ‘하늘피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죽변항과 연호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이 시 같은 오름(전성우 분)의 내레이션과 만나, 오름과 아라(박문아 분)의 순수하고 순박한 마음을 동화처럼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남자는 여자의 소리에 끌리고, 여자는 남자의 향기에 끌리다

“난 처음 바다의 피리소리를 들었다.”라는 문구를 포함한 영화 초반 오름의 내레이션은 마치 시 낭송 테이프를 듣는 것처럼 운율이 느껴진다. 오름의 내레이션은 영화 곳곳에서 시가 되어 들린다. ‘하늘피리’는 마치 어떤 시인의 시를 엮어서 영화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상상하게 만들 정도로 서정적이다.

영화에서 아라는 말하지 않고, 오름은 주로 내레이션으로 말한다. 내레이션으로 말한다는 것은 내면의 대화, 내면의 독백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름의 대사 또한 “바다 보고 싶다”처럼 짧지만 함축적으로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오름은 아라의 카트소리와 피리소리에 아라를 떠올리고, 아라는 오름의 셔츠에서 나는 향기에 관심을 갖는다. 아라는 오름의 체취를 느끼고 싶은데, 오름은 옷에서 냄새가 나서 그런 것 아닌가 싶어 깨끗하게 빨래를 하는 엇갈림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라와 오름은 서로를 기억하는 법이 다르다. 의도하지는 않았을 수 있지만, 서로에게 어필한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로 손가락과 손으로 얼굴을 살짝 터치하는 등 관객의 마음까지 심쿵하게 만드는 떨림을 전달한다.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아라가 밀고 다니는 총천연색 카트

아라는 카트를 밀고 다니는 소녀이다. 총천연색을 볼 수 있는 카트는 자연의 모습을 축소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속적인 조합으로 보이기도 한다. 대사가 없는 그녀는 유창한 대화 대신 카트가 주는 시각적 화려함을 보여준다.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왼팔에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아라는 표정 변화 대신 행동으로 내면을 표현한다. 오묘함을 만드는 박문아의 무표정한 연기는 인상적이다. 좋음을 숨기지 못하고 터져 나오는 전성우의 미소 또한 눈길을 끈다.

‘하늘피리’는 죽변항과 연호공원에서 촬영됐다. 두 장소 모두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다. 동해로 돌출한 곶이 방파제가 되어 항구를 이루는 죽변항의 고즈넉함은, 대화를 많이 하지는 않는 오름과 아라를 도드라지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하늘피리’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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