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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감독 조경호)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43)

발행일 : 2017-02-11 23:24:50

조경호 감독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영화는 2016년 서울의 아름다운 밤으로 시작한다. 오늘의 아름다운 밤은 어제에서 이어져 내일로 이어질 것이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대학생 현석(장현동 분)이 시간이 흐른 후 직장인 팀장 현석(김민엽 분)이 됐으면서도 예슬(김유진 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나의 직장인 친구들에게”라는 문구와 만나게 된다. 영화는 학생의 감성과 직장인의 감성을 모두 가진 감독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2인 1역의 현석,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현석 역은 대학생과 직장인 팀장으로 2명이 맡는다. 1인 2역을 한다는 것과 영화의 제목은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 영화 제목인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는 시간의 개념이 들어간다. 감정의 흐름은 계속 이어지며, 어제와 오늘은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제목은 한때 ‘복사될 수 없는’이었다. 유일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고, 같은 것을 다시 만들 수 없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과거의 대학생 현석과 현재의 팀장 현석은 같은 사람이지만 같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때 그 시절 현석의 마음에 들어온 예슬을 똑같이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영화에는 복사기가 자주 등장한다. 현석은 팀장이지만 직접 복사를 한다. 복사를 해도 복사되지 않는 사랑의 기억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그를 복사기로 옮겨 놓는 것 같다.

두 가지 제목은 다르게 표현하고 있지만 통하는 면이 있다.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두 제목 모두 어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여자가 남자에게 귀엽다는 표현을 쓸 때

연기과 00학번 예슬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경제과 98학번 현석에게 예슬은 귀엽다는 표현을 쓴다. 밤을 새운 것 같다는 예슬의 표현에 현석은 밤새 공부할 때 대학생들이 여러 가지 음료수를 섞어서 만들어 먹는 파워드링크 레시피를 신나게 설명하고, 그것을 듣고 있던 예슬이 현석에게 귀엽다는 표현을 한 것이다.

여자가 연상의 남자에게 귀엽다는 표현은 언제 사용할까? 보통 이런 표현은 사귀는 사이에서 사용된다. 귀엽다는 표현은 실제로 귀여울 수도 있지만, 남자의 행동이 사랑스러울 때 나온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 예슬이 연상의 남자에게 이런 표현을 했다는 것은, 호기심이 생겼다는 관심의 표명이다, 파워드링크로 시작된 대화는 그들의 관심을 깨어나게, 그리고 사랑을 깨어있게 만들 수 있었는데, 종종 그렇듯 남자는 여자가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잘 모른다.

진하게 사랑하기는커녕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보낸 사랑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남아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애틋한 기억도 살다 보면 잊히고, 또 잊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는 대학생 현석 역의 장현동도 내면 표현이 섬세하지만, 팀장 현석 역의 김민엽의 연기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투박한 몸짓을 하는 듯하지만 디테일에 무척 신경 쓴 김민엽의 움직임은, 시간의 점핑을 극복하고 정서가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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