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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서울독립영화제2016 상영작(16) ‘랜드 위드아웃 피플’

발행일 : 2016-12-01 11:53:21

김무영 감독의 ‘랜드 위드아웃 피플(Land without people)’은 자본주의가 LA 한인 사회에 작용한 영향을 살펴 본 작품이다. 어떻게 정신적인 신앙심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다루고 있다.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2016) 본선경쟁 섹션의 단편 영화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된다.

◇ 배경음악의 중요성을 실감 나게 경험하게 만든 시작

‘랜드 위드아웃 피플’이 시작되면 영상사고가 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음이 소거된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음악과 대사가 소거된 LA의 영상은 마치 우리나라의 한 곳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배경음악이 함께 하기 시작하면서 영상 속 한국어 간판이 많아도 이곳은 LA라고 느껴진다. 영화에서 배경음악이 주는 힘은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만든다.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관객은 배경음악의 위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처음 보는 영상에서 음을 소거하고 영상만 바라본 뒤, 볼륨을 높여 같은 시퀀스를 다시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더 확연히 경험하고 싶다면 다시 볼륨을 제거하고 영상 속에서 사용된 음악과 다른 톤의 음악을 틀어놓고 영화를 보면 된다. 상상하는 것과 직접 경험해 본 차이도 분명히 생길 것이다.

청각이 더해지면 시각의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감각은 각각 작용하면서도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이런 점이 중요한 이유는, 영화는 대표적인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자본주의가 LA 한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랜드 위드아웃 피플’에서 수창은 서류미비자이다. 그는 밤에 대리운전하며 미국 LA의 저소득층 아파트에 사는데, 어느 날 아파트 옆 교회가 아파트를 부수고 주차장을 짓겠다는 퇴거명령서를 그에게 보낸다.

‘랜드 위드아웃 피플’에는 저소득층의 문제와 서류미비자의 문제, 그리고 종교적인 면까지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더 나은 권리를 획득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실적인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에 이 이슈는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서류미비자의 문제는 최근 미 대통령 당선자의 배타적 정책으로 더욱 민감해졌기 때문에, 이 영화가 주목하는 점이 더욱 생생하게 받아들여진다.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영화는 합법적인 면과 정당한 면의 차이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두 가지는 강자에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특정한 입장에서 볼 것인가, 보편적인 기준에서 볼 것인가에 따라 이 영화의 해석도 선택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퇴거명령서를 받은 사람들이 교회에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인터뷰를 영화는 포함하고 있다. 이길 수 없는 게임, 이겨도 남는게 없을 가능성이 많은 게임이고 어쩌면 이기고도 손해나는 게임이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자주 부딪힐 수 있다.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랜드 위드아웃 피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이 작품은 인터뷰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다큐멘터리면서도 픽션의 요소가 가미된 영화이기 때문에 극적인 요소와 현실적인 실제성이 모두 살아있다고 볼 수도 있고, 관객에 따라서는 어디까지가 다큐멘터리이고 어디부터 픽션인지 혼동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있는 그대로 팩트만 전달해 듣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주관적 의견이 들어간 객관적 사실을 전달받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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