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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서울독립영화제2016 상영작(19) ‘얼라이브’

발행일 : 2016-12-02 00:00:56

김성환 감독의 ‘얼라이브’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은퇴 위기에 직면한 육상 선수가 자신의 마지막 기회를 쟁취하기 위해 신입 유망주인 동생과 경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2016) 본선경쟁 섹션의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 단편 영화이다.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공포에 대한 내면 심리가 담긴 달리기

‘얼라이브’는 얼핏 보면 100미터 달리기의 스포츠 영화로 생각된다. 촬영 장소도 육상 경기장이고 실제 육상 선수 역의 배우들은 열심히 달리기를 한다. 그런데, 달리기 이면에는 공포, 그중에서도 죽음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은퇴 위기에 직면한 형 주원(이승준 분)과 형의 테스트 파트너로 경기에 참여하는 동생 주호(이태구 분)는 경쟁심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이 그들을 더욱 감싸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슬로모션으로 보이는 시퀀스에서 첼로, 비올라 등 현악기의 음색으로 만든 배경음악은, 현의 울림이 내면의 깊은 울림과 공명을 이루고 있다고 느껴진다. 영화는 동적인 동작을 통해서 정적인 내면을 전달하는데, 공포가 고정돼 있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정적인 내면이 아니라 불안하고 두려워 떨며 움직이는 동적인 내면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승준이 보여주는 표정의 디테일을 놓치면 이야기에 강한 반전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공감하고 몰입해 따라가면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 정면을 주시하기보다는 측면을 바라보는 카메라

‘얼라이브’의 카메라는 등장인물의 정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주로 측면의 모습을 주시한다. 달리기를 할 때 같은 속도로 따라가며 찍는 카메라는 당연히 옆모습이겠지만, 등장인물이 정지해 있을 때도 주로 측면의 모습을 촬영한다.

카메라가 정면보다 측면에 집중하는 것은, 주원이 자신에게 가깝게 다가온 위험을 똑바로 쳐다보며 정면 대응을 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하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한 톤을 유지한다.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부정출발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호흡을 빼앗아 김새게 만든다. 영화는 주원의 부정출발을 수차례 언급하며 상기시키는데, 이런 반복이 행동의 각인보다는 감정과 정서의 확인이라는 측면으로 느껴지도록 연출한 점은 놀랍다.

작품의 제목은 ‘얼라이브’이다. 주원이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트랙에서의 주원은 생동감이 있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동명의 제목을 가진 영화들은 최대 참사의 재난을 다루거나, 극도로 고단한 삶을 다루고 있다. ‘얼라이브’는 단어의 뜻 자체가 지닌 긍정성과, 그간의 동명 영화들이 보여줬던 고통을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얼라이브’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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